하라는 건 다했는데 왜 아직도 혈당이 높을까요?

고혈당의 잠재적 원인들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1. 생활 습관을 개선했는데 혈당이 높은 경우, 질환에 의한 당뇨병을 의심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해당 질환을 치료하면 혈당 수치는 호전됩니다. 

2. 질환 이외에도 약물에 의해서도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목차]

1. 다른 질환에 의한 고혈당

2. 약물에 의한 고혈당


당뇨병, 특히 2형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생활 습관 개선입니다. 그리고 장기간 당뇨병을 앓아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약물 치료도 하고 있고, 식사 습관을 바꾸고 운동으로 체중 조절도 하고, 금연도 하고 있는데 혈당이 계속 높은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도 합니다.

약을 복용하고 생활 습관을 개선해도 지속적으로 혈당이 높은 경우, 그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1. 다른 질환에 의한 고혈당

당뇨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1형 당뇨병, 2형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 이외에도 췌장 질환, 다양한 내분비 질환, 감염 등 다른 질환에 의하여 2차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원인을 고치지 않으면 당뇨병 약물 치료나 생활 습관을 개선해도 혈당 조절이 잘 안될 수 있는데요.


먼저 대표적으로 췌장절제술, 췌장염, 췌장암 등에 의해 췌장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췌장암의 경우 췌장암 환자의 45~65 %에서 당뇨병이 동반되고 80% 정도의 환자가 췌장암 진단 시점에 고혈당을 발견합니다. 반대로 당뇨병을 오래 앓은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 확률도 높아지는데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기 때문에 평소에 잘 조절되던 혈당이 갑자기 조절되지 않는다거나, 특히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서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지속적인 체중 감소가 있거나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는 내과 전문의를 찾아 췌장암 여부를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호르몬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내분비질환과 관련된 당뇨병도 있습니다. 성장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과잉 생산되면서 ‘거인증', 또는 신체의 말단 부위인 코, 턱, 손, 발 등이 커지는 말단비대증이나, 부신이라는 내분비기관에서 당류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만들어 얼굴 모양이 달덩이처럼 둥글어지고 목뒤와 어깨에 피하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쿠싱증후군의 경우에도 고혈당의 원인이 됩니다.


그리고 갑상샘호르몬이 과하게 분비되는 갑상샘기능항진증과 부신에 종양이 생기는 갈색세포종인 경우에도 혈당이 높아져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당뇨병이 아니었어도 다른 질환으로 인해 당뇨병이 발병하거나 고혈당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해당 질환을 치료하면 일반적으로 혈당 수치도 호전됩니다. 

2. 약물에 의한 고혈당

다른 질병으로 인한 고혈당 이외에도 약물에 의해서도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항정신병약물 또는 베타차단제, 이뇨제 등의 심혈관계 약물,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의 약물이 당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먼저 이식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 고혈당이 발생하거나 당뇨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식 후 당뇨병 발생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중 대표적으로 면역억제제와 스테로이드로 인한 고혈당 발생이 있습니다. 이식받은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면역억제제 치료가 필수적인데, 이런 치료가 혈당 상승이나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또 스테로이드제제는 말초 조직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포도당이 정상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당이 상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부 항정신병약물은 식욕을 촉진하고 대사 속도를 늦춰 체중 증가를 유발하거나 혈당을 높이기도 합니다.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하고 있고 생활 습관을 개선했는데도 지속적으로 혈당이 높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빨리 파악하고 원인을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평소와 다른 약을 추가로 복용하거나, 컨디션에 이상이 있거나, 이유 없이 지속적으로 고혈당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진료를 통해 고혈당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문헌

당뇨병학 6판, Ch19 기타 당뇨병, p277-283,  대한당뇨병학회

Management of Diabetes in Organ Transplant Patients, J Korean Diabetes. 2014;15(3):134-141.